닥치고 정치 - 김어준


주제의 무거움(?)에도 불구하고 시종일관 웃음이 나오는 흔치 않은 책이다.
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밌다. 

재밌는 책이 꼭 많이 팔리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이 많이 팔렸다니 어쩐지 또 웃음이 나온다. 

책의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직접 사서 보기 바란다. 책이 좀 팔려야 저자도 먹고 살 것 아닌가. 그리고 딴지일보도 숨통이 좀 터일 것 아닌가. 그래야만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는 이 답답한 현실에 갇힌 우리도 더불어 '씨바' 라고, 비록 벽에다가 대고 소리칠지언정, 한 소리 칠 수 있을 것 아닌가. 

 

그래도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낸 책이니 한 딴지 걸지 않고 넘어가는 건 좀 슴슴하다. 싱겁다. 그래서 나도 딴지 한 번 걸어본다. 
저자가 책에서 '무학의 통찰'이라는 말을 하는 데 나는 이 말에 딴지를 걸어보기로 한다. 

내가 보기에는 '박학과 다식에 의한 통찰'이기 때문이다. '무학'은 말 그대로 배움이 없다는 말인데 인풋이 없는 데 어찌 아웃풋이 있을 수 있겠나. 물론 책에서 김어준이 말하는 '무학'은 그저 가방끈이 짧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 하지만.     

김어준은 책에서 본인 역시 80년대 학습세례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. 이를테면  <자본>과 <경제학- 철학 수고> <공산당 선언>등을 읽었다고 한다. 그리고 이 이론은 탁월하지만 시대의 한계내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.

20대에 <자본>과 <경제학-철학 수고> <공산당 선언>을 읽은 사람을 무학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. 본인 입으로 무학을 자처한다고 해도 말이다. 

물론 달랑 위의 책 3권만 읽었다면 '무학의 통찰'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리는 만무다.  
맑스의 이론을 읽고 시대의 한계를 느꼈다면 당연히 그 돌파구를 찾아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지 않겠는가. 

한 예로 '우파의 엔진은 공포다'라고 하는 저자의 말에서 키르케고르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. 키르케고를 형님이 말하기를 '공포는 대상이 분명하지만 불안은 대상이 불분명하다'고 하지 않았던가.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공포는 키르케고르식으로 말하면 불안에 가깝긴 하지만.

(더 쓸려니 막 귀차니즘이 발동한다. 그래서 그만 각설한다)  

어쨌거나 책의 곳곳에서 프로이트와 라캉과 심지어 지젝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. 아니 맡았다고 한 번 우겨본다. 

그러니 순전히 내 입장에서 '무학의 통찰'이라는 김어준의 말은 '실패!'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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뱀발)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덤비는 놈들이 나타나면 대략 낭패!


 

by 맑시스트 | 2012/01/19 01:35 | 교양을 읽다 | 트랙백 | 덧글(0)

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- 최성일



우리 시대의 지성인 218명이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. 
아무리 도서 평론가라고 하지만 정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구나! 감탄사가 절로 난다. 

고 최성일님께 경의를 표한다(작년에 돌아가셨다고 들었다). 

그리고 안 팔릴 것이 분명한 책을 출판한 출판사의 무모함에도 경의를 표한다. 

덕분에 나 같은 사람들은 행복하다. 




by 맑시스트 | 2012/01/13 00:21 | 철학을 읽다 | 트랙백 | 덧글(0)

올해의 목표, 생각나는 대로 마구 세우기


나도 올해의 목표란 걸 한 번 세워봐야겠다. 특별히 굳건한 의지의 바탕위에 세우진 않겠다. 내 성격상 그런 건 불가능하다는 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꼭 지켜야할 당위 따윈 없는 목표 설정 자체가 목표이기 때문이다. 

그런 목표 따위 왜 세우냐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다. 

굳이 이유를 찾자면 뭐 그냥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 번, 또는 목표가 달성되면 좋고 안 되도 좋은 그런 목표는 왜 없냐는 순전히 개인적인 어거지이다. 

이런 목표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마구 세워야 한다. 

1. <빨간머리 앤>(전10권) 완역본 읽기. 그냥 문득 생각난거다. 어릴 때 국민학교 2학년 쯤에 계몽사에서 나온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에서 처음 읽고 그 후 국민학교 졸업때 까지 여러 번 읽고도 차마 친구들 한테 "나 [빨간머리 앤] 다 읽었다"라고 자랑질 못한 책 중 하나다. 생각컨데 [소공녀]도 그런 책들 중 하나이지 싶다. 

'빨간머리 앤'은 여동생과 나란히 배 깔고 엎드려서 애니메이션으로도 거의 다 봤더랬다. 물론 친구들에게 '나 빨간머리 앤 만화영화 봤다'고 자랑질 하지는 않았다. 


2. 강한 남자 되기,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현상태보다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자 뭐 그런 취지에서 한 번 정해봤다. 사내라면 모름지기 강해야지!


3. 경산을 벗어나기. 이 놈의 도시가 날 잡고 놔 주질 않는다. 그래서 최종적인 목표는 이 도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이지만 현재 상황상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은 관계로 최종목표의 중간단계 혹은 과정단계로 세운 목표가 작년보다 한 번이라도 더 경산을 벗어나보기이다. 

그런데 내가 사는 동네가 대구시로 통합될거라는 소문을 어디선가 줏어 들었다. 그럼 손 안 대고 코 푸는 건가? ㅡ.ㅡ;

  
 4. 목표의식을 가지고 뭔가 해볼 마음이 생기는 즉시 목표 설정 막 세우기.  잊지 않기 위해서. 나태해진 몸과 마음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 생각나는 대로 막 세울테다. 올해의 목표!



      

by 맑시스트 | 2012/01/07 21:56 | 잡담을 하다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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